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자신의 SNS에 아내 김혜경씨를 향한 깊은 미안함과 사랑의 감정을 담은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글에서 "죽고 싶을 만큼 미안하다. 사랑한다"며 김씨를 향한 애절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 글은 김혜경씨가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 선고를 받기 전, 그의 마음속 감정이 고스란히 담긴 것으로 주목을 받았다. 김씨는 이 대표가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이후, 민주당 전ㆍ현직 의원의 아내들에게 제공한 식사와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이날 재판을 받았다.
이재명 대표, 아내 김혜경의 고통을 애도하다
이재명 대표가 작성한 글의 제목은 ‘법정으로 향하는 아내’였다. 글에서 그는 김혜경씨의 고통을 진지하게 되새기며, 그녀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깊이 이해하고 있음을 표현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데 인권운동, 시민운동 한다며 나대는 남편을 보며 험한 미래를 조금은 예상했겠지만, 세상 사람들이 다 지켜보는 가운데 회술레(범인 처형 전 얼굴에 회칠해 끌고 다니며 수치를 주는 일)를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라는 이 대표의 글은, 단순히 법적인 문제가 아닌, 그와 그의 가족이 겪고 있는 정신적, 심리적 고통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그는 이어서 "남편 일 도와주는 잘 아는 비서에게 사적으로 음식물 심부름을 시킨 게 죄라면 죄겠지만, 미안한 마음에 음식물값에 더해 조금의 용돈도 줬고 그가 썼다는 법인카드는 구경조차 못 했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직접적 범죄에 연루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결국 "대선에서 패한 후 본격적인 보복이 시작됐다"며, 정치적 보복이 그의 가족을 향한 공격으로 이어졌음을 암시했다.
이 대표는 김혜경씨의 상황에 대해 "아내와 아이들이 공격 표적에 추가됐다. 반복적이고 집요한 장기간 먼지떨이 끝에 아이들은 다행히 마수에서 벗어났지만, 아내는 희생 제물이 됐다"고 설명하며, 정치적 싸움에서 가족이 겪는 아픔에 대한 연민을 표출했다. 이 대표는 "아무 잘못 없이 나 때문에 중인환시리(사람들 보는 앞)에 죄인처럼 끌려다니는 아내를 보면 가슴이 조여오고 숨이 막힌다"고 덧붙였다.
‘붉은 원피스의 아가씨’… 30여 년의 사랑을 되새기다
이재명 대표는 글에서 김혜경씨와의 사랑을 추억하며 "1990년 8월 9일 잠실 롯데호텔 페닌슐라에서 007미팅으로 만난 붉은 원피스의 아가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아직도 나를 ‘자기야’라고 부른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는 그가 김씨와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그들의 관계가 단순한 정치적 동반자가 아닌, 30여 년의 긴 시간 동안 함께한 진정한 인연임을 강조하는 대목이었다. 이 대표는 "죽고 싶을 만큼 미안하다. 언젠가, 젊은 시절 가난하고 무심해서 못 해준 반지 꼭 해줄게"라며 김혜경씨에게 자신이 표현하지 못했던 사랑을 후회하며, 그에게 반드시 보상하고자 하는 마음을 나타냈다.
김혜경씨, 1심 선고 결과와 정치적 논란
김혜경씨는 이날 수원지방법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대표가 주장한 것처럼, 김씨는 이 대표가 경기지사로 재직 중 대선 출마 선언 후 민주당 전ㆍ현직 의원의 아내들에게 식사를 제공한 혐의를 받았다. 법원의 선고 결과, 김혜경씨는 법정에서 가벼운 처벌을 받았지만, 이 대표는 여전히 정치적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임을 우려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치 보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가족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대신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감정은 단순한 정치적 논란을 넘어, 개인적인 고통과 희생을 담은 것이었다.
친명계 의원들의 반응과 정치적 갈등
이재명 대표의 SNS 글에는 친명계 의원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박홍근 의원은 "대표님의 진심과 애틋함이 담긴 글에 먹먹해진다"고 썼으며, 이해식 당 대표 비서실장은 "'혜경아'에 눈물 터진다. 힘내시라"고 전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글을 공유하며 "아픕니다"라고 표현했다. 이들은 모두 이 대표의 고통을 함께하며, 그의 가족에 대한 지지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반면, 이 대표의 정치적 적대자들은 김혜경씨의 판결을 두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정청래 의원은 "김건희 형량은?"이라는 질문을 던지며, 김건희 여사의 형량 문제를 비꼬았고, 최민희 의원은 "7만8000원으로 억지 기소해 150만원이면 500만원 준 김건희는 구속해야 하지 않느냐"며 두 사람의 형량 차이를 지적했다. 이는 이 대표와 김건희 여사 간의 정치적 대립을 강조하는 발언으로, 이번 사건이 단순한 법적 문제를 넘어서 정치적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치적 보복과 가족의 고통
이번 사건은 이재명 대표와 김혜경씨의 개인적인 고통을 넘어, 한국 정치에서 가족이 겪는 어려움과 그로 인한 정치적 보복의 문제를 재조명하게 만든다. 이 대표는 자신의 입으로 "가장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하며, 가족이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는 현실을 고백했다. 그가 표현한 '죽고 싶을 만큼 미안하다'는 감정은 단순히 한 사람의 정치적 어려움이 아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겪는 깊은 상처와 슬픔을 담고 있다.
김혜경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와 그에 따른 정치적 논란은,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와 함께 그의 가족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사건이 앞으로 어떤 전개를 보일지는 알 수 없지만, 정치적 보복과 가족을 향한 공격은 한국 정치에서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